안녕하세요. 의료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일형 변호사입니다. 😊
병을 고치러 갔다가 오히려 새로운 병을 얻어오는 상황,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정말 청천벽력 같은 일입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원내감염(Hospital-Acquired Infection)’ 또는 ‘의료관련감염’이라고 부르는데요.
저는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로 근무하면서, 또 지금은 변호사로서 수많은 의료 분쟁을 접하며 “수술 부위가 덧났다”, “병원 균에 감염되어 상태가 악화되었다”며 억울해하시는 분들을 정말 많이 뵙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감염이 발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병원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이 답답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지 명쾌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병원 감염, 무조건 배상받을 수 있을까? 🤔
많은 분들이 가장 오해하시는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멀쩡하게 걸어 들어갔다가 감염되어 나왔으니 당연히 병원 책임 아니냐’고 생각하시기 쉽죠.
하지만 법적으로 접근하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우리 법원은 의료 행위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의사의 과실을 바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입니다.
소송의 승패는 ‘감염이 발생했는가’가 아니라, ‘의료진이 감염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조치를 소홀히 했는가’를 입증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즉, 병원 측이 소독 지침을 어겼거나, 멸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구체적인 과실이 입증되어야만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합니다.
2. 법원이 주목하는 판단 기준 📊
그렇다면 법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을 보고 병원의 책임을 판단할까요? 단순히 환자의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의료과실 판단의 주요 쟁점
| 쟁점 요소 | 구체적인 검토 내용 |
|---|---|
| 감염 예방 조치 | 수술실 소독, 기구 멸균, 의료진 손 위생 등 표준 지침 준수 여부 |
| 조기 발견 및 대처 | 발열, 통증 등 감염 징후가 나타났을 때 즉각적인 검사와 처치를 했는가? |
| 환자 요인 | 환자의 기저질환(당뇨, 면역저하 등)이 감염에 영향을 주었는가? |
| 경과 관찰 의무 |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염증 수치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했는가? |
만약 환자가 당뇨가 심하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었다면, 병원의 과실보다는 ‘환자의 기저질환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감염’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실전 판례 분석: 허리 수술 후 감염 사례 📚
이론만으로는 와닿지 않을 수 있으니, 실제 법원의 판단 사례를 각색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수술 후 감염이 발생했음에도 병원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케이스입니다.
📋 사건의 재구성
- 상황: 환자 A씨는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추간판제거술 등)을 받고 5일 뒤 퇴원했습니다.
- 문제 발생: 퇴원 후 약 10일 뒤부터 고열이 발생했고, 검사 결과 수술 부위 감염(엔테로박터 균)이 확인되었습니다.
- 조치: 재입원 후 항생제 치료 및 배농술(고름 제거)을 받았습니다.
- 환자 주장: “수술 과정에서 균이 들어갔으니 병원 책임이다!”
⚖️ 법원의 판결 (기각)
법원은 환자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현대 의학 기술상 수술 중 감염을 100%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 감염균이 검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의료진이 소독이나 감염 예방 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의료진이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감염 예방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이 판례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결과적 감염’보다 ‘예방 과정의 충실함’이 법적 판단의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4. 내 상황은 소송이 가능할까? (자가 체크) 🧮
원내감염으로 고통받고 계신다면, 무작정 소송을 결심하기보다 아래 요소들을 먼저 체크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소송 실익을 따져보는 간단한 가이드입니다.
🔍 의료과실 입증 가능성 체크리스트
Q1. 감염 발생 시점
Q2. 의료진의 대처
위 체크리스트는 간단한 참고용일 뿐입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진료기록 감정’을 통해 의료진의 과실을 의학적으로 입증해내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마무리하며 📝
원내감염은 환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치료비라는 경제적 부담까지 안겨주는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억울한 마음이 드시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명백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냉철하게 검토하는 것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첫걸음입니다. 의학적 지식과 법적 논리가 함께 필요한 분야인 만큼,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꼼꼼하게 따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Disclaimer
위 내용은 이일형 변호사 블로그의 지적 재산으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에 기반한 법적 조치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며,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변호사/변리사/약사/미국 회계사(Maine) 이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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