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 ‘조제 실수’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과 실제 판례를 통해 대응책을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약사 출신 약국전문변호사 이일형 변호사입니다. 😊
저는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로펌에서 의료 및 제약 분야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약대를 졸업하고 바로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저 역시 방학마다 대형 문전약국에서 근무했고 주중과 주말에는 파트타임 약사로 일하며 약국 현장의 치열함을 몸소 겪었습니다. 쏟아지는 처방전 속에서 정신없이 조제하다 보면, ‘혹시 내가 실수는 안 했을까?’ 하며 가슴 졸였던 기억이 저에게도 생생합니다.
오늘은 약국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약사님들께 가장 큰 심적 부담을 주는 ‘조제 실수’와 그에 따른 법적 책임에 대해 동료의 마음으로, 그리고 법률가의 시각으로 정리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조제 행위의 무게와 실수의 유형 🤔
일반인들은 조제를 단순히 약을 집어넣는 반복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장에 있는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지식을 요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죠.
저도 실습생 시절, 국장님께 “조제 과정에서는 절대 집중력을 잃으면 안 된다”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습니다. 하지만 약사도 사람이기에, 특히 환자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유사한 이름의 약물 혼동(LASA), 용량 착오, 용법 설명 오류, 제형 오인 등이 대표적입니다.
2. 조제 실수, 약사는 어떤 법적 책임을 지나요? ⚖️
만약 조제 실수가 발생했다면, 법적으로는 크게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과 형사상 책임(업무상과실치상/치사)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판례로 보는 처벌 수위
실제 판례를 살펴보면 그 책임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와파린(Warfarin) 오조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 와파린 오조제 사건
상황: 1일 처방 용량이 7.5mg인데 3mg으로 적게 조제함.
결과: 환자가 4개월간 과소 복용하여 뇌경색증 등 상해 발생.
판결: 유죄 선고.
반면, 매우 흥미로운 무죄 판결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고의성’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 알프람정 vs 졸피람 오조제 사건
혐의: 의사 동의 없이 ‘알프람정’을 ‘졸피람’으로 변경 조제하여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
판결: 무죄 선고.
약사법 제26조는 의사 동의 없는 처방 변경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 처벌(징역 또는 벌금)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조항을 ‘고의로 처방을 변경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즉, 단순 실수로 인해 결과적으로 처방이 변경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경우에는 이 조항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3. 근무약사의 실수, 약국장님 책임은? 👥
혼자 운영하는 약국이 아니라면, 근무약사님(페이약사)의 실수가 발생했을 때 약국장(개설 약사)님의 책임 범위도 중요합니다.
민법상 고용주(약국장)는 종업원(근무약사)의 사무 집행 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즉, 근무약사가 조제 실수로 환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약국장님 또한 관리 감독의 책임을 근거로 손해배상 책임을 함께 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4. 특히 주의해야 할 문전약국과 T.I. 💊
일반 로컬 약국에서 다루는 약들은 오조제가 있더라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하지만 대학병원 앞 문전약국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곳에서는 치료역(Therapeutic Index, T.I.)이 좁은 약물을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T.I.가 좁다는 것은 약효가 나타나는 용량과 독성이 나타나는 용량의 차이가 매우 작다는 뜻입니다.
앞서 언급한 와파린이나 면역억제제 같은 약물들은 용량이 조금만 달라지거나 투약이 누락되면 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약물을 주로 다루는 약국에서는 검수 시스템을 더욱 철저히 갖추어 약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마무리: 예방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
조제 실수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법은 약사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를 요구합니다.
약사 출신 변호사로서 실무를 경험해보니,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수습하고 방어하는 데 엄청난 비용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따릅니다.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시스템적인 검수 절차를 강화하여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대처법일 것입니다.
오늘 내용이 약국 운영과 안전한 조제 업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나 법률적 조언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
< ☆ Disclaimer: 위 내용은 이일형 변호사 블로그의 지적 재산으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에 기반한 법적 조치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며,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 변호사/변리사/약사/미국 회계사(Maine)
변호사 이일형 (law@lawyerli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