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의료소송, 병원 과실은 누가 어떻게 증명하나?

 

“병원 과실, 환자가 어떻게 밝혀내나요?” 막막한 의료소송, 입증책임의 원칙부터 진료기록 분석, 감정 절차의 핵심 전략까지. 약사 출신 의료전문 변호사가 승소 확률을 높이는 실무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약사 출신, 의료전문변호사 이일형입니다.

저는 대형로펌 의료제약그룹을 거쳐오며, 때로는 환자의 편에서 억울함을 대변하고, 때로는 병원 측을 대리하여 방어하는 등 수많은 의료 소송 현장을 지켜봐 왔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경험해 보았기에, 소송이라는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운 싸움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그리고 가장 안타까운 질문이 있습니다.
“변호사님, 제가 의학 지식도 없는데 병원의 잘못을 어떻게 증명하나요? 계란으로 바위 치기 아닌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쉽지 않은 길은 맞습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무조건 지는 싸움’은 절대 아닙니다. 오늘은 막막하기만 한 의료소송에서 병원의 과실을 어떻게 입증해 나가는지, 그 실무적인 과정을 제 경험을 녹여 상세히 설명해 드리려 합니다. 끝까지 읽어보시면 적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답은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

1. 의료소송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까? 🤔

매스컴을 통해 “의료소송은 의사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사실, 과거에는 이 말이 어느 정도 통용되었습니다. 의료 분야의 폐쇄성과 전문성 때문에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찾아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니까요.

일반적으로 환자분들은 ‘결과’가 나쁘면 ‘과실’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나쁜 결과’가 곧 ‘의료 과실’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인지, 의료진의 실수인지 구분하는 것은 저처럼 약학이나 의학을 공부한 전문가에게도 매번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 희망적인 사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의료소송에서 환자가 일부라도 승소하는 비율(화해, 조정 포함)이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의료 전문 변호사들의 역량이 높아지고, 법원의 감정 절차가 체계화되면서 더 이상 ‘계란으로 바위 치기’만은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2. 가장 높은 벽, ‘입증책임’의 원칙 📊

법률 용어 중 ‘입증책임(Burden of Proof)’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의 문제인데요. 소송에서 어떤 사실을 증명하지 못했을 때 패소의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쪽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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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의료 과실의 입증 책임을 ‘환자(원고)’에게 두고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심한 의료 현장에서, 전문 지식이 없는 환자가 의사의 잘못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은 참 가혹한 구조이기도 합니다.

일반 소송 vs 의료 소송의 입증 구조

구분 일반 민사 소송 의료 소송
정보 접근성 양측이 비슷함 병원 측이 정보 독점 (비대칭 심각)
전문성 상식 선에서 판단 가능 고도의 의학 지식 필요
입증 난이도 증거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 고난이도 (감정 절차 필수)

하지만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입증책임이 환자에게 있다고 해서 의사의 모든 손동작 하나하나를 CCTV처럼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연성’을 증명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3. 전쟁의 시작, ‘진료기록’ 확보부터 📝

과실 입증의 첫 단추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바로 진료기록부(의무기록) 사본 확보입니다. 이것은 비행기의 블랙박스와 같습니다. 사건의 진실이 담겨 있는 유일한 열쇠죠.

✅ 필수 확보 목록 체크리스트

  • 의사 경과기록지 (Progress Note): 의사의 회진 내용, 처방 변경 사유 등이 담깁니다.
  • 간호기록지 (Nursing Note): 환자의 상태 변화가 시간 단위로 가장 상세히 기록됩니다.
  • 검사결과지 & 영상CD: 혈액검사, CT, MRI 등의 객관적 데이터입니다.
  • 수술기록지 & 마취기록지: 수술실 내부 상황을 알 수 있는 핵심 자료입니다.

진료기록을 확보하셨다면, 사건 발생 전후의 상황을 시간 순서(Time-line)대로 재구성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3개월 전 A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B증상이 나타났다”와 같이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저 같은 경우 약물 투여 기록과 환자의 바이탈 사인(혈압, 맥박 등) 변화를 매칭하여 약물 부작용을 찾아내곤 합니다.

⚠️ 주의하세요!
의료 사고가 의심된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서 기록을 복사해야 합니다. 요즘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이라 위변조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수정된 이력이 남더라도 원본 확인이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확보한 기록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4. 승패를 가르는 ‘진료기록 감정’ 🧮

변호사가 아무리 열심히 분석해도, 결국 의학적 판단은 의사가 하게 됩니다. 소송에서는 판사님이 직접 진단할 수 없으니, 제3의 전문가(대학병원 교수 등)에게 “이 치료 과정이 적절했습니까?”라고 묻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것이 바로 진료기록 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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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상 감정 결과가 소송의 승패를 70~80%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료 의식’입니다. 감정인도 의사이다 보니, 피고(병원) 측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어 결과가 방어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 변호사의 역량이 드러나는 순간
감정인이 “의사의 조치는 적절했습니다”라고 답변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입니다. 막연하게 “잘못한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최신 의학 논문과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제시하며 “A 상황에서는 B 가이드라인에 따라 C 처치를 해야 하는데, 왜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구체적으로 압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약학적 지식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5. 증거가 부족할 때: 정황 증거의 힘 🕵️‍♂️

수술실 내부 상황처럼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정황 증거(간접 사실)를 종합하여 과실을 주장해야 합니다. 법원 역시 의료 행위의 밀실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조건 하에서는 입증 책임을 완화해 주기도 합니다.

사례: 맹장수술 후 합병증 발생 📚

  • 상황: 건강하던 청년이 간단한 맹장수술 후 심각한 장 천공과 복막염이 발생함.
  • 주장 논리:
    1) 환자는 수술 전 기저질환이 전혀 없었다.
    2) 해당 합병증은 통계적으로 의사의 술기상 실수 외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3) 수술 직후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으나 의료진이 방치했다.

→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여 “의료진의 과실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논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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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한다면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일형 변호사의 핵심 요약
✨ 1단계: 사고 직후 진료기록 전체 사본(간호기록지 포함)을 즉시 확보하세요.
📊 2단계: 의료 전문 변호사와 함께 시간순으로 기록을 재구성하여 모순점을 찾으세요.
🧮 3단계: 감정 절차가 핵심입니다.
승소 = 논문 근거 질의 + 감정인의 유리한 답변
👩‍💻 조언: 의료소송은 감정 싸움이 아닌, 기록과 과학의 싸움입니다.

 

마무리하며 📝

의료사고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가족들의 삶까지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큰 비극입니다. 신체적 고통에 더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와 간병비는 현실적인 생계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의료 소송을 수행하며 늘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소송의 목적은 의사를 벌주는 복수가 아니라, 환자가 겪은 고통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 남은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입니다.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차분하게 증거를 모으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냉철하게 대응하는 것이 결국 가족을 지키는 길입니다.

막막한 상황에 처해 계시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려주세요. 약학적 지식과 법률적 전문성을 더해 여러분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

 

< ☆ Disclaimer: 위 내용은 이일형 변호사 블로그의 지적 재산으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에 기반한 법적 조치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며,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 변호사/약사 이일형 (law@lawyerlih.com)

자주 묻는 질문 ❓

Q: 진료기록을 병원에서 안 주려고 하면 어떡하나요?
A: 의료법상 환자 본인의 요청 시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습니다. 거부 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여 행정처분을 받게 할 수 있으니 강력하게 요청하셔도 됩니다.
Q: 소송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 않을까요?
A: 초기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승소 시 변호사 보수와 인지대 등 소송비용의 상당 부분을 상대방(병원)에게 청구하여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Q: 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소송 중 무엇이 낫나요?
A: 신속하고 저렴한 해결을 원하면 조정중재원을, 배상액 규모가 크고 다툼의 여지가 많아 정밀한 감정이 필요하면 소송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